제주도 연안 바닷속 생물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 ‘제주도 해양생태지도’가 나왔다.


 

이 지도는 해양학자들이 직접 잠수해 1m 단위로 훑어 내려가며 기록했다.

잠수함을 타고 관찰하거나 채집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기존 지도보다 정확하다.

12일 경기 안산시 한국해양연구원에서 만난 명정구 한국해양연구원 통영해양생물자원연구보존센터장(58)은 “지난해 제작한 울릉도-독도 해양생태지도에 이어 두 번째로 제주도의 생태지도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네 차례 제주도 서귀포 연안의 문섬, 섶섬, 지귀도, 범섬 등 4개 수역의 바닷속에 들어가 생태조사를 한 결과 기온 상승 때문에 이 지역에 열대와 아열대 지역에서 발견할 수 있는 어류와 산호가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섶섬 인근 수심 5∼20m에는 거품돌산호, 빛단풍돌산호 등 아열대 지역에 사는 돌산호류가 서식하고 있다. 이것들은 4∼5년 전부터 제주도 남해로 들어오기 시작해 이제는 20m 깊이까지 ‘브이(V)자’ 계곡을 따라 서식하며 토착화했다.

돌산호 근처에는 열대어종 미역치와 볼락, 전갱이의 새끼들이 살고 있다.

수심 25m 근방 바위에는 둥근컵산호, 꽃총산호가 분포했으며, 열대 어종인 황붉돔을 비롯해 주걱치, 쏠배감펭, 점감펭, 가시복 등이 발견됐다.

30여 년간 바닷속을 탐사해 온 어류 분류학자인 명 센터장은 “열대 어종인 주걱치는 20년 전만 해도 한두 개체만 가끔씩 관찰되는 방문 종이었지만, 지금은 수십 마리가 떼를 지어 다닌다”며 “아예 터를 잡고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대 35m까지 잠수한 연구팀은 수심 0∼25m에서 자리돔류로 추정되는 열대성 어종 1종과 아열대성 어종인 망둑어류 1종 등 그동안 국내 바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종도 새로 발견했다.

 

해양연은 제주도, 울릉도-독도 이외에 어종이 풍부한 경남 연안 바닷가 등으로 탐사 지역을 넓힐 예정이다. 명 센터장은 “계절별로 잠수해 해양 생태계 변화 상태를 조사할 계획”이라며,

“한반도 전체의 해양생태지도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안산=김윤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ym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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