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환경보호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헤엄쳐서 제주섬 일주하는게 꿈
"물질 만큼은 제주 해녀들을 따라갈 수가 없어요. 순식간에 문어를 낚아채는 기술은 정말 최고예요."
11일 제주시 한림읍 귀덕2리 앞바다에서 열린 제주해녀물질대회에서 만난 셰린 히버드(Sherrin Hibbard.51.여)씨는 이날 처음 입은 맞춤 해녀복이 제법 잘 어울렸다.
대회에 참여한 60명의 해녀 중 유일한 외국인인 그의 직업은 원어민 영어교사.
제주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중학교가 그의 직장이다.
고향 호주에서 10년 넘게 어부로 일해 온 데다 4년간 조선(造船) 수업을 받은 적도 있던 터라 '바다'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해녀들의 강인한 모습에 본능적으로 끌린 히버드는 내친김에 지난해 5월 한수풀 해녀학교에 입학해 4개월 동안 본격적인 해녀수업을 받았다.
"그물 손질하던 실력으로 줄을 꼬아 테왁을 만들었더니 모두 놀라던걸요?
또 태국에서 배운 무호흡 잠수 실력으로 동료 해녀들과의 수영이나 '숨 오래 참기' 대회에서 1등 한 적도 있구요."
최장 4분30초 동안 숨을 참은 기록에다 평범한 제주 해녀를 만나 '굉장한 경험'을 한 그에게 해녀학교 동료와의 언어, 문화 장벽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다.
몸짓과 눈빛만으로도 이심전심 서로 통했기 때문이다.
전날 성산포에서 열린 '4.3 해원 상생굿'을 보고 왔다는 히버드는 제주의 무속 신앙에도 관심이 많다.
입춘굿, 영등굿 등 도내에서 하는 거의 모든 굿을 섭렵한 그는
"사람들이 직접 참여하고, 무당이 신에게 말을 거는 놀라운 굿에 반했다"며,
집안 구석구석을 무구(巫具)인 '기메'로 장식할 만큼 '굿 마니아'다.
2004년 9월 파푸아뉴기니에서 비자 문제로 떠나야 했을 때 한국에 있던 친구가 자신과 함께 울산에서 영어를 가르쳐 볼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요트, 다이빙 등... 그의 취미를 들은 현지 에이전시는 울산 대신 제주로 목적지를 바꿨고,
열일곱 살 이후로 한 장소에서 5년 이상 머물러 본 적이 없다는 히버드의 '자유로운 영혼'은 벌써 6년 가까이 제주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영국 레스터대학교(Leicester University)에서 이달 초 전남 신안 앞바다의 해저유물을 주제로 석사논문을 마친 히버드는 이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해양환경보호 중요성"을 알리려고 내년 7∼8월 3주 동안 헤엄쳐 제주도를 한 바퀴 돌겠다는 것.
수영강사 등 동료 2명이 이미 그와 뜻을 함께했다.
여름이면 집 근처인 삼양검은모레해변을 찾는다는 히버드는 쓰레기를 남기고 가려는 사람들에게 서툴지만 단호한 한국말로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려 주세요'라고 외친다며 웃었다.
"제주는 정말 아름답고 세계환경수도로서 잠재력이 높지만, 쓰레기가 너무 많아요.
우리는 지구에 책임감을 가져야 해요.
정부를 탓하기 이전에 개개인의 작은 노력이 중요합니다."
바다를 사랑하고 평생 바다와 함께한다는 말 그대로 해녀(海女) 셰린 히버드의 테왁에는 이날 소라 대신 쓰레기가 가득 들어 있었다.
(제주=연합뉴스) 김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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