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SCUBA DIVER '96 11/12월호의 발행인 김풍등님의 사설을 옮긴 것입니다.
본인의 허락을 받지 않았고 양해도 구하지 않아 매우 죄송하게 생각하며,
글의 내용이 여러 사람이 두루 알아야 하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이해하여 주실것으로 생각하고 옮기겠습니다.
엉터리가 필리핀 모알보알에서 이일째 다이빙 중에 두번째 다이빙
날씨: 약간 흐림
기온: 30도
수온: 27도(수심),28도(수면)
시야: 30M 이상
기상상태:
약간 바람이 있어 수면에 해파는 보이나 파도는 잔잔하다.
잠수 시간: 1:23~2:13
다이빙시간: 50 분
최대 수심: 20.7 M
평균 수심: 12 M
입수시압력: 194 Bar
출수시압력: 70 Bar
공기소모량: 2 Bar/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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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 위에 물이 가득 든 물통을 올려 놓으면 물의 무게가 발등을 눌러서 아프게 된다.
허리에 차는 목욕탕 물에 들어가 서 있으면 발등을 누르는 물의 양이 더 많은데도 하나도 아프지 않다.
왜 일까?
물속에 들어가 있는 다이버에게 가해지는 수압은 태산과 같다.
그러나 액체는 높은 압력을 받아도 부피가 축소되지 않는 물리적 성질을 가졌고,
인체는 대부분 액체로 된지라 사방으로부터 수압을 받아도 인체의 모양이 찌그러들지 않는 것이며 따라서 몸이 온전한 것이다.
알기쉽게 말하면 이때 압력은 전기처럼 인체를 지나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엄청난 수압 속에서도 아무런 부담없이 다이버가 돌아다닐 수있는 원리의 개념이다.
그러나 그 지나가 버린 압력의 존재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전기가 흐르고 있듯이 존재하고 있어서,
그로인한 물리, 화학 및 생리학적 여파는 그대로 인체에게 영향을 주게 되어 있다.
이것이 스쿠바 다이버가 물속에 들어갔을 때 왜 위험한가에 대한 원인 제기의 개념이다.
이리하여 인간이 원래 살수 없는 환경에 다이버가 과학적인 지식없이 들어가는 것은 온갖 숨겨진 무기가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중국무협영화의 함정의 집으로 잠입 하는 것과 같다.
용궁에서 발사시키는 무기는 창칼이나 화살같은 실물, 또는 영화 인디아나존스의 꺼지는 땅바닥이 아니고 눈에 보이지 않는 "과학퀴즈의 공격"이다.
용궁은 다이버에게 퀴즈를 물어서 답을 잘하면 안전하게 놀도록 해 주지만,
답을 모르면 벌을 주는데,
그 벌은 경미한 것에서부터 사형이란 극형까지 있어서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이것은 다이버가 왜 공부를 해야 안전한지를 해명해 주는 개념이다.
스쿠바다이빙이 이렇게 위험한 것이라면 어찌하여 많은 대중들이 다이빙을 손쉽게 배우고 즐기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COMPUTER의 DOS가 어려워서 윈도우가 개발되고 그것도 어려워서 말을 듣는 컴퓨터가 나온다는 것과 같이 다이빙 교육법과 장비의 발달이 다이빙 과학에의 접근을 쉽게 해주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키를 잘 타는 아버지가 불안한 마음없이 아들 혼자서 스키장에 놀러 가도록 내버려 둘 수 있는 것과는 반대로 스쿠바다이빙을 잘 아는 아버지는 아들에게 섣불리 스쿠바다이빙을 가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
이것이 스쿠바다이빙 안전도의 현실을 상징하는 표현이며 제대로 된 교육과 훈련없이 마구잡이나 대충교육으로 스쿠바다이빙 을 해서는 안된다는 충고의 개념이다.
다이빙여행을 다니다 보면 처음 만나는 사람과 함께 짝이 되거나 한팀이 되어 물 속에 들어가는 일이 흔히 있다.
이렇게 만나 본 다이버들 중에 이 사람이 어떻게 용궁퀴즈를 피해 나가고 있을까?
어떤 강사에게 교육을 받았을까? 의심을 불러 일으키는 사람이 제법 많다.
그들은 천천히 상승해야 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왜? 천천히 상승해야 되는지 이유는 모르고,
호흡을 정지하면 안된다는 것은 아는데, 왜? 그러한지를 정확히 모르고,
깊이 들어가면 좋지 않다고 알고 있는데, 왜? 그러한지를 모르고 있다.
그리고 수영을 못해도 불편이 없는데, 왜? 수영을 배우라고 하는지 이유를 모르고 있다.
자동차의 연료게이지가 0이 되면 게이지의 눈금이 0이 되어서 시동이 꺼지는 것이 아니라 연료탱크의 기름이 바닥나서 차가 정지하게 된다는 것을 모르는 것과 같은 경우가 다이버들에게 자주 발견되는 것이다.
그들은 교육받는 초기에는 깊이 잠수하지 않고 급상승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한다.
그러나 수십회 다이빙을 하다 보면 이 규칙을 어기게 되는데,
그것은 그들이 조금씩 규칙을 위반해 보았더니 별 탈이 없었으므로 그 규칙은 초보시절에 지키면 되는 것으로 오해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규칙 뒤에 깔린 과학적 원리의 개념을 이해하고 있지 않은데서 일어나는 발상이다.
가상하여 두대의 기관차 전면에 두껍고 평평한 철판을 수직으로 붙여 보자.
그리고 얇은 창호지로 만든 프랭카드를 철로 위에 가로세워 고정시켜 보자.
기관차는 당연히 이 종이를 찢고 지나갈 것이다.
그런데 두 대의 기관차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이 종이 양쪽에서 정확히 같은 힘으로 민다고 가정해 보자.
종이는 찢어지지 않는다.
다이빙에서 이퀄라이징, 즉 압력의 균형이란 것은 위에 말한 두대의 기관차 개념과 동일한 것이다.
즉 고막의 양쪽에, 폐의 내부와 외부에 또는 수경유리의 양쪽에 동일한 힘을 가진 기관차(수압)가 서로 밀고 있도록 해주어야 "창호지"가 찢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다이버들이 머리속에 이런 개념이 없는 상태로 이퀄라이징을 하거나 상승, 하강을 하기 때문에 여차하면 한계를 넘어버리게 된다.
그리고 다이버가 인체구조를 의학자처럼 알 필요는 없으나 최소한 상식적으로는 알아야 두대의 기관차를 자기 몸 속에 상상으로 넣어 볼 수 있다.
스쿠바다이빙의 원리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것은 복잡한 과학의 거미집 이다.
그러나 용궁의 과학퀴즈에서는 보일의 법칙, 헨리의 법칙, 아르키메데스의 원리, 또는 할데인의 2:1 압력비례의 법칙등 등...
그 용어나 이름들은 묻는 법이 없고 단지 내용의 개념을 물을 뿐이다.
즉 암기의 천재는 필요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원리나 개념을 정확히 모르면서 감압표의 수치를 달달 외우고 감압표 읽는 법을 꿰고 있는 다이버는 용궁퀴즈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으며,
용궁퀴즈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다는 것은 그가 위험한 다이버라는 뜻이다.
깊이 잠수하지 않고 안전감압을 철저히 하며 인터벌도 충분히 가지는데,
이 행위가 원리의 개념을 알아서 하는 행동이 아니라 강사가 그렇게 시켰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것이라면,
이것은 습관이지 지식이 아니기 때문에 유사시에 용궁퀴즈에 답변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답을 못하면 위험하다고 이미 말했다.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는 학생들을 일찌기 문과와 이과로 나누어서 많은 사람들을 과학으로부터 격리시켜 놓는다.
이리하여 서민은 물론 판검사나 국회의원 유명한 문화인들등 엘리트 계층들이 과학적 사고에 수준 이하인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이 비율은 다이버와 다이빙강사 심지어는 강사 트레이너들까지 동일하게 적용 될 수 밖에 없다.
모두 한국사회에서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인해서 다이버들 세계에 전반적인 "개념의 부족" 현상이 일어나 있는 것이며 다이빙 사고가 외국에 비해 높은 이유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에 한국에서는 고참 강사이며, 이론을 열심히 파고 들고 있을 뿐 아니라 전문지에 기고도 잘하는 강사가 질문을 해왔다.
이 강사는 아직 외국 다이빙을 한번도 해보지 않았고 앞으로도 해외 다이빙은 안하기로 결심했다는 강한 애국심(?)을 주창하는 강사인데,
열대바다의 리브어보드 보트에서 하루에 너댓번의 다이빙을 한다는 본지의 기사를 읽고,
자기의 제자들이 어떻게 하루에 그렇게 많은 횟수의 다이빙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 질문에 대답을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일은 강사가 감압이론에 대한 확실한 개념이 없는데서 비롯되는 것이며,
그 질문을 한 제자는 스승 때문에 뭣인가 잘못된 개념을 머리에 넣고 있는 것이다.
이 강사가 최근에 어떤 책에 기고한 이론 칼럼의 내용에도 산소와 질소가 높은 수압에 중독증이나 마취증세를 나타내므로 이 두 기체가 그런 영향을 인체에 가하지 않는 선에서 잠수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 잠수표(공기 잠수표)라고 기술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강사는 감압병의 개념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개념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할데인의 이름부터 말해야 하지만,
용궁퀴즈에서는 이름은 묻지 않으므로 독자는 암기하지 않도록(?) 바란다.
현대 감압이론의 아버지인 영국의 할데인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그것은 어떤 액체든지 기체를 용해된 상태로 보유하고 있으며 "액체 속에 용해되어 있는 기체의 부분압이 외부 보다 배로 높아질 때까지는 기포를 형성시키지 않고 용해상태로 가두어 두고 있다" 는 것이다.
다이버가 수심 10미터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 다이버의 몸속으로 용해되는 질소의 부분압은 수면에 있을 때 보다 정확히 두배가 된다는 것을 당신이 교육을 통해서 알고 있다고 전제하자.
수면에서 보다 2배의 질소압력을 가지고 있는 다이버가 급히 수면으로 상승한다면 다이버의 질소압력과 수면의 질소압력은 2:1의 비례로 격차가 벌어질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의를 기울여 볼 것은 보일의 법칙과 할데인의 2:1 법칙의 차이이다.
보일의 법칙만 상상한다면 다이버의 몸속에 들어있는 질소의 부분압 "2"가 대기의 질소부분압 "1" 에 노출되어 폭발할 지경이지만 할데인의 압력 2:1 비율의 범위 내에서는 몸속의 질소는 기포를 일으키지 않고 용해상태로 가두어져 있기 때문에 감압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비행기를 타서 인체가 1기압 이하로 들어간다면 2:1 의 비율이 깨지면서 외부압이 더 낮아지기 때문에 몸속의 질소기체는 기포를 형성한다.
이 원리를 다시 깊은 수심으로 데리고 들어가 보자.
수심 10미터 거리를 급상승해도 괜찮다고 했는데,
수심 30미터에서는 수심 10미터까지 즉 20미터 거리를 급상승해도 괜찮다.
그 이유는 30미터의 압력이 4기압이며 이 압력이 2:1의 비례로 낮은 외부압과 만나는 수심은 10미터의 수심(2기압)이기 때문이다.
같은 원리로 50미터 수심(6기압) 에서는 수심 20미터(3기압)까지 30미터 거리를 [D, 수심 70미터(8기압)에서는 수심 30미터까지 40미터를 급상승해도 질소가 기포가 되지 않는다.
깊은 수심에서는 상승속도를 빠르게 규정하고 얕은 수심일수록 느리게 규정하는 감압 프로그램의 이유를 독자는 알게 되었을 것이다.
고도에서는 대기압이 1기압 이하이기 때문에 대기압과 동등해지는 수압은 10미터 수심보다 얕아진 수심에서 결정된다.
고도 환산 수심을 따로 계산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이 말은 고도에서는 바다에서보다 더 앝은 수심에서 직상승을 해도 질소가 거품을 일으켜 감압병을 일으킨다는 뜻과 같다.
다른 말로 또 하면 고산지대에서는 바다에서 보다(대기의 1기압을 받고 있는 바다) 약한 질소 부분압이 수면에 올라 갔을 때 수면의 질소 부분압과 2:1 의 비례로 강해져 기포상태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폐속의 공기나 이미 기포가 된 혈관 속의 질소가 상승하면서 수심에 비례하여 부피가 팽창되는 보일의 법칙과 할데인의 압력 2:1 의 법칙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할데인의 이론에 의하면 이론적으로는 10미터 수심 이내에서는 무제한 다이빙이 가능하고 수면에 상승해도 조직의 질소 부분압이 2:1로 강해질 원인만 가지고 있지 않다면 더 깊은 수심에서도 다이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감압표나 다이브 컴퓨터의 프로그램들은 할데인의 이론을 신봉하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하여 여러가지로 조합을 짜고 있으므로 규칙과 규정대로 다이빙을 해야 한다.
필자가 강조하는 것은 이러한 개념을 모르면서 감압하는 것과 알고서 하는 것과는 용궁의 퀴즈공격에서 살아 남는데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이빙 강사는 학생이 기계적으로 감압표나 컴퓨터를 읽게 하지말고 개념을 넘어 주는데 노력해야 하며, 강사 자신이 그 개념을 설명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야 한다.
파도나 조류를 대할 때, 해양생물을 만날 때, 탱크를 만지고 장비를 조립하고, 오리발을 휘젓고, 중성부력을 맞추고 등등 모든 과정에서 항상 "개념"을 중시 한다면 당신의 퀴즈 능력은 크게 발전할 것이며 안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한국 평균치의 과학적 사고력을 뛰어 넘으려면 한국 평균치의 교육을 뛰어 넘어 당신 스스로 더 초과달성 해야 할 것이다.
개념, 개념, 개념을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출 처] 천리안 자료
[등록일] 97년 01월 09일 22:28
[등록자] VVKJ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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