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쇄빙선 발견…

우리측에 이름사용 제의
희생정신·동료애 영원히 기억되게....

 故 전재규 대원
 
남극에서 새로 발견된 해저화산 이름으로 남극 연구 활동 중 사고사한 고(故) 전재규 (당시 28세) 대원의 이름이 붙여지게 됐다.

 

2004,5, 11(화요일) 한국해양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남극 전진기지의 미국 지질연구팀이 새로 발견한 해저화산에 전재규 대원의 이름을 붙일 것을 제안했으며,

해양연구원 측은 동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저 멀리 남극에 한국인의 이름이 붙여진 ‘전재규화산’이 생기는 것으로,

그의 희생정신이 길이 기려지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해양연구원 극지운영실 김재순 팀장은 “남극대륙에 위치한 미국기지를 오가는 쇄빙선 ‘로렌스 앤 골드’호가 최근 해저화산을 발견했다”며,

“우리 측에서는 동의를 해 준 상태이므로 전재규 대원의 이름 사용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남극이란 곳이 특정 나라가 영유권을 가지는 곳은 아니지만 우리 대원의 희생정신과 동료애가 외국 연구팀에 의해 인정받고 길이 기억에 남게 된 것은 상당히 영광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기지 측은 최근 미국 지질연구팀에 전 대원의 생년월일, 약력, 학력 등 간단한 기초자료를 보냈다.

세종기지 측은 전 대원의 경력에 대해 “2003년 제17차 남극월동대원팀에 지원했고, 그해 12월 3명의 팀원을 태운 보트를 구조하러 나섰다가 사망했다.

그의 희생정신은 한국의 극지연구 프로그램에 대한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2008년까지 첫 쇄빙선 지원을 약속하는 등 연구 프로젝트 확대에 관련된 한국정부의 결정을 이끌어냈다”고 적어 보냈다.

 

이러한 사실은 남극 세종기지에서 통신·통역을 담당하고 있는 이형근 대원이 지난 8일 ‘전재규 대원 추모카페’(cafe.daum.net/sejongjaegu)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이 대원은 카페에 올린 글에서 “가족분들께 조금이나마 힘이 될 만한 소식이 있어서 이렇게 용기를 내어 글을 올린다”며 “미국 남극 지질연구팀이 새롭게 발견한 해저화산에 재규의 이름을 붙이고 싶다고 하면서 재규 연혁을 보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 대원은 “우선 내가 알고 있는 것과 이곳에 있는 정보를 합쳐 간단히 영문으로 작성해 보냈고 별다른 일이 있지 않는 한 재규의 이름이 남극 지형에 공식적으로 영원히 남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극에 영원히 전 대원의 이름이 남겨진다는 사실에 아버지 전익찬(55)씨는 누구보다 기뻐했다.

전씨는 “극지운영실에서 일하는 딸(정아)로부터 그 얘기를 듣고 아들이 자랑스러워 돌아서서 한참을 울었다”며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 전씨가 근무했던 남극 세종기지 전경.

 

김창덕기자/drake007@segye.co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