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섬의 에메랄드 빛 해변만을 보고 자란 사람이 인천 앞바다에 간다면 실망을 감출 수 없을 게 분명하다.
바다라면 의례 ‘푸른’ 바다를 떠올려 온 사람에게 서해의 칙칙한 황토색 물결은 당혹스러울 테니까 말이다.
육안으로 보는 바다의 색은 다양하다.
바다의 이름 중에 황해, 흑해, 홍해 등 색을 지칭하는 용어가 많은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우리 눈으로 보기에 지중해와 서해의 바닷물 색은 다르다.
그렇지만 손으로 떠 보거나 투명한 컵에 담으면 수돗물이나 강물과 마찬가지로 바닷물도 투명하다.
우리가 보는 바다 색의 진실은 무엇일까?
물은 무색·무미·무취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순수한 물은 빛을 모두 흡수하기 때문에 색을 띄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있는 ‘파란 바다’는 환상일까?
원리를 따진다면 물은 투명하지만, 바다가 푸른색을 갖는 것은 빛의 마법 덕분이다.
수심에 따라 바다색이 틀립니다.<사진:엉터리>
바닷물의 색깔은 투과하는 빛의 파장에 영향을 받는다.
물은 빛의 스펙트럼 중 파장이 긴 빨간색부터 시작해 주황, 초록, 파랑 순으로 흡수한다.
보통은 수심 10m 전후에서 대부분의 빛이 흡수되는데,
가장 늦게 흡수되는 것은 파장이 짧은 파란색이다.
그래서 바닷물이 파란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바다는 푸른색뿐만 아니라 눈부신 에메랄드색에서부터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검은색 등 다양한 색을 보여준다.
그 이유는 무얼까?
그것은 바로 물 속에 먼지와 같은 작은 알갱이나 플랑크톤 등의 미립자가 있어 빛을 반사 시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똑 같은 바다라도 다양한 색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오츠크해와 베링해 같은 경우는 유난히 초록빛을 띄고 있는데,
이는 물속에 플랑크톤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바다를 갈색, 적갈색, 초록색으로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 밖에 연안의 침전물도 바다 색을 변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우리나라의 서해는 예로부터 황해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이는 물 속에 중국대륙에서 불어오는 황사 먼지가 많이 포함되어있어 누렇게 보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홍해는 물 속에 붉은 색 해조류가 많아 붉게 보이며,
열대지방이나 지중해의 에메랄드 빛은 수심이 낮고 산호초에서 나온 석회질 성분이 물에 녹아 초록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흑해는 육지로 막혀있어 산소가 부족해 플랑크톤의 서식이 어렵고 해저에 쌓인 부패한 퇴적물이 물 위로 떠오르면서 바다 전체가 검은 빛을 띈다.
검푸른 북해도 <사진: 엉터리>
즉 에메랄드빛 바다나 흙탕물색 바다는 물 자체의 색깔이 아니라 함유한 성분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이다.
또한 같은 지역의 바다라고 해도 일정한 색을 가지고 있진 않다.
바다 색을 좌우하는 태양빛이 구름에 의해 가려지거나 대기 중에 산란되는 등 끊임없이 변할뿐만 아니라
플랑크톤의 서식 밀도와 난류와 한류의 흐름, 대륙붕과 해구 등 해저 지형에 따라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과학향기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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