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팩트 디카에선 동영상 촬영 기능은 기본이다.

반면 아날로그 SLR 카메라의 구조를 그대로 이어왔던 DSLR 카메라는 동영상 촬영은 고사하고 액정으로 사물을 보면서 사진을 찍는 라이브뷰 기능도 구현하기 힘들 것만 같았다.

 

그러나 2006년 출시된 올림푸스 E-330을 시작으로 2007년과 2008년에 라이브뷰를 지원하는 DSLR 카메라가 심심치 않게 출시됐다.

급기야 동영상까지 찍을 수 있는 제품도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최초의 동영상 지원 DSLR은 니콘의 D90. 한 발 늦긴 했지만 캐논은 35mm 풀 프레임기인 EOS 5D 마크2에 동영상 촬영 기능을 삽입했다.

 

EOS 5D 마크Ⅱ는 디직4 영상엔진, 2,110만 화소에 풀 프레임 CMOS, 3인치형 LCD, 초점영역 15개, 초당 3.9장 연사, 먼지제거, AF 미세조정, 라이브뷰 등을 갖춘 준전문가용 DSLR 카메라다. 초당 30프레임으로 최대 24분 동안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고 조리개, 셔터속도, ISO 감도는 자동으로 제어된다.

캐논컨슈머이미징 관계자는 "동영상 촬영 기능이 DSLR 카메라에 탑재되는 것은 대세이며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제품에 탑재될 것"이라면서 "비록 기술적인 문제로 시간제한이 있지만 풀HD 해상도로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얼마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사진영상기기 전시회 PMA(Photo Marketing Association) 2009에서 파나소닉은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마이크로포서드 규격의 카메라 루믹스 DMC-GH1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특히 스테레오 마이크와 HDMI 단자를 본체에 기본으로 내장하면서도 별매 품목인 지향성 마이크를 함께 선보이는 등 한 단계 앞선 동영상 촬영 능력을 과시했다.

 

그리고 캐논이 이제 질세라 보급형 DSLR 카메라 EOS 500D를 출시한 상태다.

DSLR로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로포서드 규격으로 크기와 무게를 줄이면서도 동영상 촬영 기능을 탑재한 파나소닉 루믹스 DMC-GH1.

파나소닉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아쉽게도 이 제품은 국내 수입 계획이 없다.


■ 대형 이미지 센서와 렌즈 교환이 최대 강점

 

DSLR의 동영상 촬영 기능이 주목 받는 이유는 대형 이미지 센서를 장착하고 있다는 점,

렌즈 교환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대형 이미지 센서를 장착하고 있다는 건 배경이 흐려지는 심도 표현이 가능하다는 얘기와 통한다.

흔히 말하는 아웃포커싱을 동영상 촬영에서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DSLR 카메라 최초로 동영상 촬영 기능이 삽입된 니콘 D90. 최대 1280×720, 24프레임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캐논 5D 마크2는 풀 프레임 기종으로는 처음으로 동영상 촬영 기능을 넣었다. 1920×1080 해상도에 30프레임의 영상을 찍을 수 있다.


특히 렌즈를 교환할 수 있는 DSLR 카메라의 특성상 다양한 초점거리의 렌즈를 통해 재미있는 구도의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예컨대 초점거리 10mm 이하의 극초광각 어안렌즈로 180도 화각의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가 하면, 100mm 이상 망원렌즈를 통해 멀리 있는 동물을 찍거나 배경을 단순화시켜 피사체를 돋보이게 하는 영상을 찍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방송촬영용 고급형 캠코더에도 캐논 XL-H1A과 소니 HVR-Z7N 등 렌즈를 교환할 수 있는 제품이 있긴 하다.

그러나 가격이 500만원대로 만만치 않다.

 

DSLR은 또 대형 이미지 센서 덕에 빛이 부족한 야간 촬영시 노이즈가 적게 끼고,

렌즈에 탑재된 손떨림 보정 능력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분명한 장점이다.

결과적으로 동영상 촬영물의 화질과 표현력만 놓고 보자면 DSLR 카메라의 수백에서 수천만원대의 방송용 캠코더와 맞먹는다.

 

니콘 D90은 100만원대, 캐논 500D 는 120만원대에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 촬영용 제품이지만 덤으로 전문 장비와 맞먹는 동영상 촬영 능력을 갖추고 있으니 향후 DSLR 카메라가 캠코더의 존재를 위협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만도 하다.

파나소닉 루믹스 GH1으로 찍은 영상. 넓은 면적의 센서를 활용하는 만큼 깊은 심도 표현이 가능하다.

광각 렌즈를 탑재해 찍은 영상.

망원 렌즈를 이용하면 멀리 있는 동물의 모습도 촬영할 수 있다.


■ 아직은 미완의 기능

그러나 D90과 5D 마크2의 동영상 촬영 기능은 아직 미완성이다.

기록 시간이 제한되고 자동초점(AF)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며 동영상 촬영 중에는 노출 보정을 제외한 설정의 자유도도 떨어지는 편이다.

캐논의 고급형 캠코더 XL-H1A. EF 렌즈를 마운트해서 사용할 수 있는 전문가용 제품이다. 가격은 무려 500만원대.

기록 시간을 살펴보면 니콘 D90은 1280×720으로 약 5분, 캐논 5D 마크2는 1920×1080으로 약 12분간만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특히 장시간 연속으로 동영상을 촬영하는 것은 캐논이나 니콘 양사 모두 권장하지 않는다.

실제로 동영상 DSLR 카메라는 디캠과 비교해 CCD 크기가 더 크다.

CCD 크기가 큰 만큼 더 많은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어 해상도가 높지만 대신 전력 소모와 발열량이 높아진다. 

때문에 장시간 무리하게 영상을 촬영할 경우 열화 노이즈가 발생하거나 심할 경우 센서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소개한 렌즈교환식 고급형 캠코더의 이미지 센서 크기가 2/3인치형에 100만 화소대에 그치는 이유도 바로 안정성 측면을 고려한 것이다.

2/3인치형 이미지 센서는 일부 하이앤드급 디카에 들어가는 센서와 동일한 크기로 35mm 풀프레임(36×24mm) 이미지 센서를 채택한 5D 마크2는 이보다 면적이 10배 이상 넓다.

전력 소모나 발열 정도도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AF의 경우 니콘 D90은 아예 지원하지 않으며 캐논 5D 마크의 경우 지원하긴 하지만 느린 속도로 인해 제조사도 MF(수동초점)를 권장하고 있다.

PMA2009에서 소개된 마이크로포서드 기반 카메라 파나소닉 루믹스 GH1의 경우 보다 나은 콘트라스트 AF 성능을 보여준다고는 하지만 아직 정확한 성능은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특히 DSLR 카메라는 순간을 기록하는 용도에 맞춰진 만큼,

그립의 형태나 버튼의 배치 등이 비교적 장 시간 들고 있어야 하는 캠코더와는 크게 다르다.

발열이라는 문제로 인해 잠깐씩만 영상을 촬영해야 하지만 이 제한이 풀리더라도 현재 형태로는 캠코더 만큼의 사용성을 보여주기는 쉽지 않다.

 

니콘코리아 관계자도 비슷한 의견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동영상 DSLR 카메라는 CCD 발열량이나 배터리 문제로 인해 촬영 시간에 제한이 있지만 기술적으로 해결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앞으로 동영상 촬영 기능을 탑재한 DSLR 카메라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물론 아직 동영상 촬영 기능이 적용 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디지털캠코더 시장을 노릴만한 큰 반향을 얻기에는 힘들지만 DSLR 카메라의 특성을 활용한 장점도 있고 아직 더 개선될 여지가 충분히 남아 있다.

 

결론적으로 현 시점에선 DSLR 카메라의 동영상 촬영 기능은 용도가 상당히 제한된다.

잠깐씩 영상을 찍을 것이라면 모를까 일반적인 용도로 캠코더를 구입하려는 사람이 동영상 기능을 보고 DSLR 카메라를 구입할 이유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DSLR 카메라 업계는 지속적으로 기술을 발전시키고 진화시켜왔다.

향후 DSLR의 동영상 기능이 어떤 식으로 발전해나갈 지 살펴보는 것도 카메라 마니아에겐 좋은 관심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캐논 EOS 500D


가격은 니콘 D90과 비교해 10만원 이상 비싸지만 대신 동영상 촬영시 오토포커싱을 지원한다.

HDMI 단자도 기본으로 제공되며 화소수는 1,510만에 3인치형 LCD, 초점영역 9개, 초당 3.4장 연사, 먼지제거, 라이브뷰 등을 지원한다.

여기에 풀HD도 사용이 가능하며 제품 가격은 정품 본체 기준으로 123만 3,900원(4월 28일 마이마진 온라인 최저가 기준)이다.

 

출처:http://www.ebuzz.co.kr/

글쓴이: 한주엽 기자 powerusr@ebuz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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