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회를 무슨 맛으로 먹느냐 ”는 질문을 하면 “쫄깃쫄깃한 맛, 싱싱한 맛, 담백한 맛, 고소한 맛 때문에...”등 다양한 표현을 한다.
심지어 초장맛으로 먹는다는 대답까지 나온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어떤 맛으로 생선회를 먹는다고 표현할지 궁금하다.
음식 맛이 좋고 나쁨은 우리가 갖고 있는 오감(五感)을 통해 판단한다.
눈으로 보는 시각(視覺), 코로 맡는 취각(臭覺), 귀로 듣는 청각(聽覺), 혀로 느끼는 미각(味覺), 이빨로 느끼는 촉각(觸覺)으로 맛의 정도를 판별한다.
음식종류에 따라 오감의 역할이 달라진다.
일본요리는 눈으로 먹는다는 표현처럼 시각을 중요시한다.
접시에 먹음직스럽게 담겨져 있는 선홍색 참치회는 소비자 시각을 자극, 참치회맛을 한결 좋게하는 효과가 있다.
횟집에서 생선회를 막 썰어 접시에 엉기성기 담는 것은 시각효과를 포기한 것이다.
(사진출처: 'http://cfs8.blog.daum.net)
프랑스요리는 향으로 먹는다고 한다.
커피향, 와인향 그리고 장어구이냄새는 취각을 자극해 향긋한 맛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스낵제품을 씹을때 바삭바삭하는 경쾌한 소리는 청각을 즐겁게 해 음식 맛을 돋군다.
혀로 느끼는 단맛, 짠맛, 쓴맛, 신맛, 감칠맛을 적절하게 조절, 조리한 식품은 미각을 북돋운다.
또 촉감은 음식을 씹을때 주로 이빨로 느끼는 씹힘성(단단함)으로 결정된다.
그리고 이들 오감은 음식 종류에 따라 관여하는 정도가 각기 다르다.
생선회를 먹을때 이들 오감 가운데 씹을때 이빨로 느끼는 촉감!!!
말하자면 육질의 단단함(쫄깃쫄깃함)과 혀로 느끼는 미각 즉 지방질 및 엑스분 함량이 주로 생선회 맛을 결정짓는다.
참치회처럼 다양한 생선회와 이를 담는 데코레이션 시각도 일부 관여하지만,
취각과 청각은 생선회 맛의 결정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흰살 생선회는 씹힘성을 붉은살 회는 혀로 느끼는 맛
생선회는 크게 흰살 생선회와 붉은살 생선회로 나뉘어진다.
대체로 넙치, 우럭, 돔, 농어 등과 같은 흰살 생선회가 방어, 참치, 고등어 등과 같은 붉은살 생선회보다 육질이 단단해 씹힘성이 좋으므로 고급횟감으로 취급된다.
반면 붉은살 생선회는 흰살 생선회보다 씹힘성이 떨어지지만 혀로 느끼는 맛이 괜찮다.
따라서 육질이 단단한 흰살 생선회는 씹히는 맛을 느끼려고 노력해야하고,
붉은살 생선회는 혀로 맛을 음미해야 참 맛을 볼수 있다.
복어회는 어떻게 즐기나
육질이 단단한 복어회는 씹힘성이 강해 세계 4대 진미식품으로 취급된다.
일인분에 10만원 이상 고가여서 서민들이 먹기에 다소 부담스럽다.
복어회는 육질이 단단하기 때문에 나비가 날아가듯 얇게 썰어야 적당한 씹힘성을 유지하게 된다.
얇게 썬 복어회 한점을 입에 넣고 혀로 굴려 담백한 맛을, 씹으면서 씹히는 맛을 느끼면서 고급스럽게 먹어야 한다.
지방질이 30%나 듬뿍든 참치 배살(도로)은 혀로 느끼는 맛이 일품이어서 최고의 생선회로 꼽힌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로 잘 알려져 있는 가을 전어도 지방질 및 혀로 느끼는 맛이 일품이다.
접시에 담겨져 나오는 생선회는 맨먼저 담은 모양이나 종류별 선택 또는 썰어진 형태 등을 눈으로 먼저 느껴야한다.
먹을 때는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씹힘성과 미각의 두 감각을 총동원,
종류별 생선회의 오묘한 맛을 되씹어야 할 것이다.
홍어회 맛은 어떻게 느낄까
홍어회는 호남지역 특산품으로 코를 톡 쏘는 독특한 냄새와 오돌오돌한 씹힘성이 매력이다.
흰살 생선회는 씹힘성, 붉은살 생선회는 미각으로 느낀다면,
홍어회는 코를 찌르는 독특한 냄새가 강할수록 고급으로 치기 때문에 후각으로 먼저 느끼고 오돌오돌하게 씹히는 맛을 그다음 즐겨야 한다.
홍어는 가오리과에 속하며 생김새만으로는 가오리와 구분이 어렵다.
홍어가 가오리보다 비싼 이유는 홍어육에 톡 쏘는 요소와 TMAO(트리메틸아미네옥사이드)물질이 대단히 많아 회로 만들면 암모니아와 TMA가 많이 생겨 냄새가 강하게 나기 때문이다.
미식가가 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음식맛을 잘 아는 미식가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인간이 갖고 있는 5감을 향상시키려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일본, 프랑스에서는 초등학생들에게 미각을 훈련시키는 프로그램을 교육하고 있다.
미식가는 먹는 행복을 다른 사람보다 더 느낄수 있어 더 풍부한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얼기설기 썰고 대충 먹는 우리의 생선회 식문화를 하루 빨리 고쳐 종류별 생선회의 독특한 맛을 느끼면서 먹는 방법으로 바꾸면 한결 회를 음미하기 좋을것이다.
(趙永濟 ․ 부경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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