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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애덕의 집(장애인
복지시설) 자선공연에 참여한 김석옥씨
사진. | |
‘악성뇌종양’으로 투병중인 남편의 병석을 지켜온 아내가 그간의 병상일기를 웹상에 올려놓아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소리꾼이자 시인인 김석옥씨(50).
남편을 간병하면서 매일같이 올리는 병상일기는 눈물 그 자체지만,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고 당당히
외치며 늦깎이 가수로 활동을 시작한 그의 모습이 무척 아름다워 보인다.
김석옥씨는 몇 년 전 군복무 중인 아들에게 어머니의 애틋한
마음을 담은 편지 ‘병영일기’를 웹상에 올려 화제가 됐던 인물. 지난해에는 일본 위안부 출신의 고 김순덕 할머니의 발인제에서 ‘김순덕 할머니
영전에 바치는 추모시’를 낭독해 눈길을 끌기도 했었다.
그런 그녀가 이번에는 남편의 병상일기를 올려놓아 많은 네티즌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200*년
*월 *일
죽겠다는 사람들로 온통 북새통인 응급실. 침대 하나에 가느다란 생명줄을 의탁하고 의료팀의 바쁜 손놀림이
시작되었다.
남편을 실은 하얀 이동 침대는 별의 별 검사를 다 받기위해 종횡무진 병원 곳곳을 누볐다. 심한 경련 후의 남편은
언어도 어눌해져서 의료팀이 물어보는 이름과 나이 질문에 대답하는 것조차도 힘들어했다.
몇 시간이나 흘렀을까? 6시간
정도?? 새벽 5시경 마침내 분주하던 검사 결과가 나왔다 악성뇌종양 그것도 예후가 안 좋은 신경교종!
그래, 영화
'Love Story' 의 여주인공이 그 병으로 젊은 생을 마감하고 죽었던 병이지? 슬픈 소설이나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바로 그
병! 내 집에 그 병이 들어왔단 말이지?
그렇구나. 그랬구나. 즉시 입원실이 결정되고 환자는 옮겨졌다. 길고 긴
터널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절망감. 그 것은 견뎌내기 힘들 것만 같은 그런 절망감이었다
200*년 1월
1일 한 자리에 식구가 다 모였다. 얼마만인지.....집안이 그득하다.
세배를 받았다. 원래 아픈 사람한테는
절을 안 한다는 것이지만 대장은 절을 받고 싶어 했다. 살아날 거니까 염려말고 하란다.
아이들은 내 눈치를
살폈다. 빨리 절 하게 하라고 내 옆구리를 쿡 찌른다. 그래, 하거라!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 준다는데 산 사람
소원 왜 못 들어 주겠나!
절을 하는 아이들의 눈에도 절을 받는 우리의 눈에도 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2년 하고 3개월 동안 노트에 빼곡히 적어 내려갔던 병상의 슬픈 이야기들을 이제는 살며시 인터넷 공간으로 옮겨
놓아야겠습니다” 그녀의 남편에 대한 병상이야기는 2002년 10월 7일부터 시작된다. 어느 날 땀을 흠씬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는 남편을
급히 응급실로 옮기나, 청천벽력 같은 ‘악성 뇌종양’이라는 판정을 받는다. 그리고 그 후 김석옥씨는 2년 3개월 동안 병석에 누운 남편을
바라보며 느꼈던 긴장됨과 떨림, 안타까움 등을 일기형태로 담담히 그려냈다.
“생명은 모질고도 엄숙합니다” 김석옥씨는 “함부로
자살하는 이들이 많은 이 시대지만, 그래도 살아야하는 이유는 분명 있다”며 “비록 상황은 힘이 들지만, 잘 헤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석옥씨가 쓴 ‘병상일기’가 네티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지만, 나이에 연연하지 않고 늘 새로운 것을
꿈꾸는 김석옥씨의 생활은 네티즌들에게 또 다른 희망을 전해주고 있다.
수필가이자 시인, 그리고 가수, 사회복지사 등등 김석옥씨에게
붙은 수식어는 무척이나 많다. 또, 바쁜 시간을 쪼개어 주변의 소년 소녀 가장과 독거 노인, 그리고 장애인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대접해줄
만큼 김석옥씨의 마음 씀씀이는 무척이나 따뜻하다.
이런 김석옥씨를 보고, “50이 넘은 내 나이가 결코 많은 것이 아니고 무언가에
다시 희망을 걸어도 좋을 나이란 걸 깨닫게 됐다”는 중년의 네티즌들이 많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바로 ‘소리꾼 김석옥 시인을 찾아서( http://cafe.daum.net/cdcafe)’다.
이 시대 최고의 멋진 중년들이 모여 만든 가족 같은
카페 ‘소리꾼 김석옥 시인을 찾아서’에서는 60대의 ‘젊은’ 네티즌을 만나기란 무척 쉬운 일이다. 10~20대만 북적거리는 사이버공간과는
달리 이 카페는 모든 연령층이 모여있고, 그동안 살아온 인생에 대해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눈다. 카페 회원들의 가장 큰 공감대는 김석옥씨의 노래를
아끼고 있다는 점. 최근에는 김석옥씨의 ‘인연’이란 노래와 ‘바다’라는 제목의 노래가 카페 회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그러나 이 카페의 가장 큰 특징은 저작권 문제로 시끄러운 요즘, 카페주인장이자 가수 김석옥씨가 ‘자신의 노래를 마음대로
퍼가도 좋다’고 공지사항으로 올려놓았다는 점이다. 김석옥씨는 “제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함에 동의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모든 노래를
공개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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