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어부 34명이 23일 소말리아에서 4개월간 억류 생활을 한 끝에 해적들을 제압하고,

극적으로 탈출하는 데 성공하여 고향 땅을 밟았다.

 

 

`아흐마드 사마르'와 `몸타즈 1호' 선원인 이들 어부는 이날 친지와 주민 수백 명의 따뜻한 환영을 받으면서,

 이집트 북부 수에즈 근처의 어항 아타카에 도착했다.

 

두 어선에 탄 어부들은 지난 4월 중순 아프리카 소말리아 연안에서 해적들에게 납치돼 온갖 고초를 겪어오다가 이달 13일 자신들을 감시하던 해적 8명을 무장 해제시킨 뒤 선박 냉장실에 가두고 소말리아를 탈출했다.

어부들은 이집트 영해로 들어온 뒤 가둬 놓았던 해적들을 당국에 넘겨 주고 이날 아티카 항에 입항했고,

주민들은 "이집트 아들들의 영웅적인 귀환을 환영한다"며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이들 어부는 억류생활을 하는 동안 해적들로부터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았다고 털어 놓았다.
귀환 어부 중 한 명인 모하메드 톨바 엘-헤바비는 "해적들이 우리를 굶겨 죽이려 했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해충이 들끓는 쌀을 줬고, 넉 달 동안 제대로 씻지도 못했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다른 어부인 사예드 소비는 "해적들이 우리를 매우 악랄하게 대했다"며,

"우리는 해적들이 잠든 틈을 이용해 그들을 무장 해제시켰다"고 말했다.

 

소말리아 해적은 올해 상반기에 선박 148척을 공격, 이 중 30척을 납치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 한국 등 국제사회는 20여 척의 함정을 소말리아 인근 해역과 아덴만, 인도양 등에 배치해 해적 퇴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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