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위 수산물 ‘인생 역전’
지구온난화-양식 증가 등 영향 소비지형 변화
가격 폭락 전어의‘굴욕’…
자취 감춘 명태 ‘金태’ 대접
올 가을 김성주(42) 씨 가족은 간장게장을 물리도록 먹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kg당 5만원으로 비싸서 엄두도 못 냈던 꽃게가 올해 kg당 2만 원으로 뚝 떨어졌다.
올해 초 따뜻한 바닷물에서 겨울 암게들의 산란이 활발해 ‘꽃게 대풍(大豊)’이 들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꽃게를 남획하는 중국 어선 단속을 강화한 것도 한 몫했다.
실제로 충남 지역 최대 꽃게 생산지인 태안군에서 올해 1∼10월에 잡힌 꽃게만 65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40t)의 3배에 육박했다.
기후 변화와 양식 수산물 증가 등으로 밥상에 오르는 수산물 종류가 최근 4, 5년 사이에 크게 달라지고 있다.
강원 고성군의 ‘고성 명태’, 전남 영광군의 ‘영광 굴비’ 등 일부 지역 특산물은 고사(枯死) 위기에 처한 반면 동해의 대표 어종인 오징어는 서해에서도 잡히고 있다.
○ ‘동네 식당에서도 전복 요리’
중국 진시황이 불로장생을 위해 구했다는 진귀한 전복.
불과 4, 5년 전만 해도 호텔 중식당에서나 맛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동네 곳곳에 전복 요리 프랜차이즈가 등장할 정도로 일반화되고 있다.
연간 생산량이 300t 안팎에 그쳤던 전복은 2001년부터 양식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에만 약 10배인 3166t에 이르렀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전복의 경매가는 4일 현재 kg당 3만2000∼3만8000원이다.
1990년대 kg당 10만 원을 호가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어는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예부터 인기가 높은 생선.
하지만 전어도 전복과 비슷한 처지가 됐다.
1991년 6772t이던 전어 생산량이 지난해 9834t으로 급증하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졌고,
최근에는 젓갈용 등으로 kg당 1000원에 수매되기도 했다.
○ 명태 축제, 국산 없어 ‘머쓱’
강원 고성군 공무원들은 내년 1월에 열리는 ‘고성 명태 축제’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그동안 명태는 고성 앞바다에서 가장 많이 잡혔다.
하지만 바다 표층 온도가 높아져 냉수대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한류성 어종인 명태가 자취를 감췄다.
1980년대 연간 10만 t을 웃돌던 명태 어획량은 1990년대 1만 t을 맴돌더니 올해 상반기(1∼6월) 35t에 그쳤다.
국산 명태 가격도 1두름(20마리)에 5만∼7만 원으로 ‘금(金)태’로 불릴 정도로 값이 치솟았다.
민어도 최근 공급이 줄면서 kg당 2만5000∼4만 원 선으로 치솟았다.
‘백성들이 싼값에 즐겨 먹을 수 있는 생선’이라는 민어가 이제는 서민이 접하기 부담스러운 생선이 됐다.
또 한류성 어종인 참조기와 갈치 어획량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영광 칠산 앞바다에서 잡히는 참조기의 올해 어획량이 작년보다 60∼70% 감소해 영광에서 잡힌 ‘영광 굴비’는 매우 드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협중앙회 바다마트사업부 박형중 수산팀장은 “1968∼2006년에 수온이 1도 안팎으로 오르는 등 지구온난화 영향과 외국 수산물 반입, 양식 수산물 급증 등으로 수산물 소비지형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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