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지 보다 비싼 다금바리

몸값 460만원대..황제 대접

(제주:연합뉴스 김승범 기자)

 

피서철을 맞아 제주도 최고의 횟감인 다금바리(학명 자바리.Epinephelus moara)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송아지보다 2배 가까이 비싼 다금바리가 사육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제주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가 종묘(치어)생산연구를 위해 2002년 10월 서귀포시 모슬포항에서 사들여 기르고 있는 이 다금바리는 현재 몸길이 118㎝, 폭 60㎝, 무게 23㎏인 대물로 육상수조에서 오징어, 전갱이, 고등어 등의 먹이를 받아 먹으며 황제(?) 대접을 받고 있다.

연구소는 당시 18년생으로 추정되는 이 다금바리를 크기가 작은 것들과 합쳐서 ㎏당 15만원선을 주고 구입했다.

그러나 요즘 횟집에서 거래되는 시세인 ㎏당 20만원으로 환산했을 경우 그 몸값이 족히 460만원대에 이르러 요즘 거래되는 송아지 가격의 2배 정도 수준인데 임자를 만나면 부르는게 값일 정도로 그 가치가 높다.

연구소 오성립 연구사는 "이 다금바리에서 2004년 200만립(粒)의 알을 채취하기도 했으나 이후 수컷으로 성이 전환돼 현재는 5∼7월 연간 3회 가량 정액을 채취해 수정용으로 동결 보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부근에 정착해 살아가는 다금바리는 원래 북바리,

놀래기 등의 어종처럼 특이하게 암수가 한몸에 있는 자웅동체로,

부화후 5년∼10년에 무게가 2∼8㎏정도까지는 암컷으로 생활하며 알을 낳다가,

10년이 넘으면 대부분 수컷으로 성전환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연구사는 "성전환은 자연의 섭리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3년전 이 다금바리에서 한 차례 채취한 알로 치어를 부화시키는 데는 성공했으나,

알에서 부화된지 10∼50일에 등지느러미가 생성되는 변태과정에서 대부분 죽어버리거나 변태를 제대로 거친 것도 다른 물고기에게 잡아먹혀 종묘를 생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 뒤 수차례의 도전 끝에 2005∼2006년 이 다금바리에서 채취한 정액을 수정시켜 생산한 치어중 1천여 마리가 손바닥보다 조금 큰 길이 25㎝, 무게 200g으로 자라 연구소는 머지않은 장래에 치어 다량생산체계가 확립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지역 다금바리회 전문가인 서귀포시 안덕면 J식당 강창근 대표는 "요즘 3㎏가 넘는 다금바리를 보기가 쉽지 않다"며 "특히 1m가 넘는 살아있는 다금바리를 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에서 '다금바리'라고 부르는 바닷물고기의 원래 명칭은 '자바리'로, 학명이 '다금바리'(Niphon spinosus)인 바닷물고기는 따로 있다.

ksb@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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