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박물관에도 모작이 있다? 

황제복을 입은 나폴레옹 1세

프랑수아 제라르, 223×143cm

 

사실 이 작품은 모작이다. 하지만 작품으로 취급받지 못하는 오늘날과 달리 19세기 이전에 그려진 모작들은 하나의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는 원작자를 뛰어넘는 모사작가들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창조했기 때문이다.

 

<황제복을 입은 나폴레옹 1세>의 모작은 무려 36점에 달한다.

이처럼 많은 모작이 생겨난 것은 정치적 이유 때문.

나폴레옹이 프랑스의 황제로 군림하던 시절 그의 위세를 알리기 위해 화가들에게 황제복을 입은 자신의 초상화를 보고 그리게 한 것.

 

당대 최고의 화가 앵그르, 다비드, 지로데 등이 원작을 보고 그의 모습을 다시금 창조했다.

심지어 각국의 외국 공관에도 그림을 걸기 위해 모작을 다시 모사하는 일이 생기는 등 웃지 못할 일도 다반사였다.

 이처럼 수없이 많은 모작이 넘치다 보니 이제는 원작이 어떤 건지 전혀 찾을 수가 없다.

모작들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프랑수아 제라르가 그린 초상화로 지나치게 엄숙하지 않으면서도 카리스마 넘치게 표현되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보이는 것이 거짓말인 그림 - 격노한 메데이아

외젠 들라크루아, 122.5×84.5cm

 

눈에 보이는 것을 전부 믿지 말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작품이다.

누가 보더라도 강한 모성애를 발휘해 아이를 위험에서 지키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림의 진상은 정반대.

 

이 작품은 그리스 작가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메데이아>를 모티브로 그린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마녀 메데이아가 남편 이아손이 자신을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질투심에 불타 그가 사랑하는 여인을 독살한다.

또한 이아손과의 사이에 낳은 자신의 아이마저 죽이기 위해 아이들을 납치해 도망가는 장면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보던 관객들은 그림에서 느껴지는 모성애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배신의 일화를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200년 전 풍자화 속의 비극 - 메두사 호의 뗏목(습작)

테오도르 제리코, 37×46cm

 

 

이 작품의 완성작 ‘메두사 호의 뗏목’은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작품이다.

이 그림은 1816년 최대의 이슈였던 메두사호의 침몰에 빗대어 루이 18세와 행정부의 무능함을 비판하고, 몰락하는 프랑스 정치 상황을 풍자한 그림이다.

 

미술사적인 의미도 깊지만 그림의 모티브가 된 실화가 더욱 흥미롭다.

메두사호가 침몰하자 19명의 탑승객은 급조된 뗏목 하나에 몸을 싣고 12일 동안 표류한다.

구조 당시 살아남은 사람은 15명뿐.

살아남은 자들은 죽은 사람의 몸을 뜯어먹으며 연명했다.

이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사망했다.

 

이 비극은 무려 25년 만에 다시 배의 키를 잡은 사람이 선장이었다는 점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3m 떨어져야 보이는 ‘매직 아이’ - 멀리서 보이는 강가 풍경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 93×123cm

 

 

출구 바로 앞에 걸린 이 작품. 은근히 시선을 끄는 뭔가가 있다.

추상화 같기도 하고 그리다만 것 같기도 하다.

도대체 알 수가 없는 작품인데, 눈길을 사로잡는 이유는?

그림 앞에서 다섯 걸음만 뒤로 물러나 보면 알 수 있다.

 

마술 같은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한 걸음씩 물러설수록 허옇게 뭉개놓은 화폭은 점차 솜털 같은 구름과 황갈색의 땅으로 변한다.

화면 오른편에는 나무도 있고 저 멀리에는 푸른 호수가 빛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에로스의 실제 모델은? - 프시케와 에로스

프랑수아 제라르, 186×135cm

 

매끈하게 그려진 에로스,

정면을 응시한 미모의 프시케와 아름다움을 견줄 만한 남자다. 

그런데 이 그림 같은 에로스가 실존 인물을 모델로 했다는 사실.

어떤 이는 기병대 중위인 자크 뤽 바르비에라고 하고 어떤 이는 프랑스 국립기록보관소의 총 관리인 레트론이라고도 한다.

 

어차피 지금은 땅 속에서 깊은 잠을 자고 있을 테지만 말이다.

백옥 같은 피부와 반듯한 얼굴을 가진 ‘이상적인’ 신의 모습에 경탄을 금할 수 없는 비평가들의 싸움이 아닐까.

 

 

<출처 : 마이프라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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